범죄 사실을 전하는 뉴스에서나 여러 매체에서 가스라이팅이라는 단어 많이 들어보셨을 것입니다.
자주 들어봤다는 것은 그만큼 우리 사회에서 가스라이팅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는 뜻이 아닐까 합니다.
다들 대략의 의미는 알고 있으시겠지만 가스라이팅의 어원과 뜻, 진단법, 예시, 대처법에 대하여 보다 정확하게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가스라이팅이라는 용어가 대중적으로 알려진 건 사실 그리 오래되지는 않았는데요, 사람들이 우리 몸의 건강 못지않게 정신건강, 심리에 관해 관심을 가지게 되고 방송에서 유명 프로파일러가 출연하는 범죄 분석 프로나 인문학 프로들이 인기를 얻으며 널리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특히 몇년 전 드라마 '시간' 방영 시 불거진 모 여배우의 가스라이팅 논란이 큰 화제가 되면서 더욱 더 대중적으로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가스라이팅은 이제 뉴스나 매체를 통해 흔하게 접할 수 있는 말이 되었습니다.
가스라이팅(gaslighting) 뜻 :
가스라이팅이란 타인의 심리나 상황을 교묘하게 조작하여 스스로의 판단력을 의심하게 만들어 그 사람에게 지배력을 행사하는 것을 뜻합니다.
간단히 말하자면 대상을 세뇌시켜 정서적으로 통제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가해자인 가스라이터(gaslighter)는 상황을 조작하고 속여 피해자가 스스로에 대한 의심을 갖게 하고 판단력을 흐리게 합니다.
그리고는 피해자가 가해자에게 의존하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이는 정서적 폭력, 심리적 학대라고 할 만큼 심각하다 할 수 있습니다.
국립국어원에서는 가스라이팅을 순화어로 '심리적 지배'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가스라이팅 어원 / 유래
가스라이팅 용어는 1938년 패트릭 해밀턴이 연출한 연극 '가스등(gaslight)', 그리고 이를 영화화한 조지 큐커의 1944년 영화 '가스등(gaslight)'에서 유래되었습니다.
이후 1948년 미국의 정신분석 심리치료사 로빈 스턴이 이 영화의 제목을 인용해 가스라이팅이라는 용어를 만들었습니다.
당대 유명 배우 찰스 보이어(그레고리 역)와 잉그리드 버그만(폴라 역) 주연의 이 영화는 상대방의 심리와 상황을 조작하여 판단력을 잃게 만드는 가스라이팅의 수법을 그대로 보여줍니다.
영화 '가스등' 줄거리
유명한 오페라 가수 앨리스 엘퀴스트가 살해되지만 범인을 잡지 못했고 유일한 상속녀였던 앨리스의 조카 폴라는 성악 수업을 받으려 이탈리아로 가게 됩니다.
하지만 우연히 성악 수업의 반주를 맡고 있던 그레고리와 사랑에 빠져 결혼하게 되고 앨리스에게 물려받은 집으로 함께 돌아옵니다.
사실 그레고리가 앨리스의 살인범이었고 상속녀 폴라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한 것이었습니다.
이때부터 그레고리는 폴라의 외출을 막고 교묘한 속임수로 그녀를 심리적으로 불안하게 만들어 스스로를 믿지 못하고 자책하게 하며 자신에게 의지하게 만듭니다.
그레고리는 밤마다 몰래 다락방으로 올라가 앨리스의 보석을 찾으려 했고, 이때 다락방에서 가스등을 켜면 아래층의 등이 희미해지는데 가스등과 위층의 소음에 대해 이야기하는 폴라를 정신이상으로 몰고 갑니다.
영화에서는 브라이언 경위가 그레고리의 행동을 수상히 여겨 수사를 하고 결국 사건의 진상이 밝혀지게 되면서 폴라는 자신을 되찾게 됩니다.
가스라이팅 화법 예시와 자가진단
과연 현실에서도 영화처럼 가스라이팅을 이겨내고 해피엔딩을 맞을 수 있을까요?
잘못한 것이 없는데도 늘 상대에게 미안해하고, 주변인에게 내 연인의 행동을 대신 변명하게 되는 일이 잦다면 당신도 가스라이팅 피해자일 수 있습니다.
어떤 경우에 가스라이팅에 해당되는지 가스라이터들이 자주 하는 행동과 말투 예시를 통해 진단해 보시기 바랍니다.
●상대방의 의견을 거부하거나 이해하지 않으려 한다.
●피해자의 생각, 기억을 불신하며 그것이 틀렸다고 부정한다.
'네가 잘못 알고 있다, 착각한 것이다.'라고 말하며 피해자의 혼란을 유발한다.
●피해자의 요구나 감정을 하찮은 것이라 여기게 만든다.
'좋은 의도로 한 건데 네가 그렇게 생각할 줄 몰랐다.'
'너무 예민하게 받아들인다. 과민반응이다.'라는 식으로 이야기해 피해자가 잘못한 것이라 느끼게 만든다.
●실제 일어난 일을 잊은 척하거나 부인한다.
증거를 보여주어도 부인하고 다른 이야기로 전환하려 한다.
●'주변인들이 너를 험담하고 너에게 위해한 일을 한다'라고 거짓말하여 피해자가 주변인으로부터 고립되게 한다.
'너를 위하는 사람은 나뿐이니까 다른 사람은 믿지 말라'라고 하며 사회적으로 단절시켜 가해자에게 의지하게 한다.
●피해자의 생활이나 사회적 관계에 개입하며 충고해 주는 듯이 말하지만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라는 식으로 지시 형태의 표현을 많이 한다.
●안 좋은 일이 있으면 모든 게 피해자가 잘못해서 일어난 일이라고 한다.
'네가 그렇게 하니까 무시당하는 거야'라고 하며 매사에 피해자가 원인제공을 했다는 식으로 말하여 자책하게 하고 자존감을 떨어뜨린다.
●'나는 너를 이렇게 생각해 주는데 나를 위해 이 정도도 못하냐'는 말로 상대에게 무리한 요구를 한다.
가스라이팅 대처 방법
가스라이팅이 위험한 것은 이러한 일들이 가정, 학교, 직장 등 일상의 공간에서 일어난다는 점입니다.
가스라이터는 위와 같은 말과 행동을 통해 상대방의 자아를 흔들고 상대에 대한 자신의 영향력을 증폭시켜 상대방을 마음대로 휘두르고 재산을 탈취하기도 합니다.
일상의 가까운 영역에서 수평적이기보다는 수직적인 관계 속에서 일어나기 쉽기 때문에 가스라이팅하는 것이라 인지하더라도 거부하거나 대처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가스라이팅에는 어떻게 대처하는 것이 좋을까요?
1. 가장 우선적인 것은 관계를 객관적으로 보는 것이 필요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주변에 사실을 알리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주변을 차단하고 한 사람의 말만 듣는 것은 상황을 악화시킬 뿐입니다.
2. 내 삶에 대해 주인의식을 가지고 자립심을 길러야 합니다.
의존적인 성격을 가진 사람일수록 가해자의 말을 쉽게 믿고 의지하며 무리한 부탁을 거절하지 못합니다.
3. 충고가 과하다고 생각된다면 거부해야 합니다.
'내 생각은 다른데 그 문제는 내가 알아서 할게.'라고 단호하게 말하는 것이 좋습니다.
4. 관계를 단절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 가해자와의 관계를 단절하는 것도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문제의 관계를 단절하고 다시 그러한 상황에 빠지지 않도록 자존감을 높이려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5. 쉽게 헤어 나오기 어렵거나 가스라이팅이 너무 오래 지속되어 스스로 판단하기 어렵고 괴로운 상황이라면 전문의와의 심리 상담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가스라이팅 혹은 심리적 지배라는 말 자체가 왠지 무서운 느낌을 주며 나와는 먼 이야기라 느껴질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조금만 객관적으로 냉정하게 바라보면 부모와 자식 간, 연인 사이, 친구나 선후배 사이에서 사랑이라는 탈을 쓰고 다른 사람의 심리를 지배하려는 행위는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자존감 높은 사람이 될 수 있도록 자신을 아끼고 건강한 인간관계를 형성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더불어, 스스로도 가스라이팅 당하지 않아야 하겠지만 내가 누군가에게 상처되는 말을 하고 가스라이팅하고 있지는 않은지 되돌아보는 것도 중요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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